UAE 뷰티, 유통‧마케팅 지도가 바뀐다

매스티지 열풍에 CEPA 발효까지 … K뷰티 기회 왔다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6-08-05 오후 4:3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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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화장품 시장 트렌드

[CMN 심재영 기자] 아랍에미리트(UAE) 화장품 시장이 유통 채널의 지각변동과 마케팅 방식의 급격한 전환기를 맞고 있다.

미국 뷰티 리테일러 울타 뷰티(Ulata Beauty)가 중동 현지 기업과 손잡고 연쇄 출점에 나선 한편, 최근 불거진 지역 분쟁으로 관광객 소비가 위축되면서 마캐팅 무게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디지털‧인플루언서 채널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항공사와의 이색 협업, 쇼핑몰 팝업(포디움) 마케팅 등 UAE 특유의 프리미엄 체널 전략도 활발하다. 여기에 지난 5월 발효된 한-UAE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까지 더해지며, UAE는 K뷰티에 새로운 기회와 과제를 동시에 던지는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2026년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6호를 토대로 UAE 화장품 시장의 최신 마케팅 트렌드를 심층 분석했다.

UAE 뷰티, 연평균 4.2% 성장
UAE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4.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수 부문이 연평균 5.0%로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가운데, 메이크업 부문 역시 연평균 4.7%로 크게 성장했다.

특히 립 메이크업(6.3%)와 베이스 메이크업(5.8%) 제품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부문 성장을 이끌었다. 스킨케어 부문은 연평균 4.5%의 성장세를 보였으며, 그중 선케어(5.5%)와 페이스 스킨케어(4.9%) 제품의 성장이 뚜렷하다.

수입 시장에서도 고른 성장세가 확인된다. 2025년 하반기 UAE의 화장품 수입시장 규모는 전 부문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스킨/메이크업 부분은 12.6%, 퍼스널 케어 부문은 8.8%, 기타 부문은 10.5% 증가했다.

특히 한국은 스킨/메이크업 기타 품목에서 23.0%의 점유율로 수입국 1위를 차지했으며, 퍼스널 케어 기타(11.2%), 유기 비누(9.3%) 등 주요 품목에서도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하며 UAE 화장품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미국 울타 뷰티 연속 출점
미국 최대 전문 뷰티 리테일러 울타 뷰티는 지난 1월 두바이 몰오브에미리트에 UAE 1호점을 열며 중동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중동 최대 리테일 프랜차이즈 기업 알샤야그룹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이번 진출은 2025년 11월 쿠웨이트 1호점 개장에 이은 확장으로, 3월 두바이몰 2호점에 이어 5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도 매장을 냈다.

특히 알샤야그룹은 한국‧중국‧일본 브랜드를 별도로 묶어 집중 육성 중이며, 한국 스킨케어 제품군을 폭넓게 구비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대중 가격대부터 럭셔리까지 아우르는 이 채널이 규모와 관계없이 다양한 K뷰티 브랜드의 입점 문턱을 낮추는 만큼, 수출기업 입장에서는 알샤야그룹을 통한 울타 뷰티 입점을 구체적인 현지 채널 진입 경로로 검토하는 한편, 향후 추가 출점 일정과 바이어 동향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오프라인 빈자리, SNS가 채운다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기점으로 촉발한 이란-이스라엘 분쟁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군사 거점 공격으로 이어지며 중동 전역의 소비 시장을 흔들고 있다.

시장 분석기관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2026년 중동 관광객 유입이 전년 대비 11~27% 줄고, 방문객 소비 손실이 약 340억~560억 달러(한화 약 48조~8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시장 지배력이 압도적인 세포라조차 전국 단위에서 전년 대비 역성장을 기록했을 정도다.

이에 따라 소비 축이 관광객에서 내국인‧GCC 거주민으로, 오프라인에서 디지털로 옮겨가고 있다. 아라비안 비즈니스에 따르면 UAE 소비자의 약 66%가 소셜미디어로 뷰티 제품을 접하며, 틱톡과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가 제품 발견부터 구매 결정까지 폭넓게 관여하는 구조가 자리 잡았다.

관광 소비 위축에 영향받지 않은 내국인‧GCC 국민에게 마케팅 예산을 우선 배정해야 한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매스티지 포지셔닝이 대세
현지 젼문가들은 UAE 뷰티 소비자를 크게 세 그룹으로 구분한다. 왕실 가문과 연관되거나 석유‧가스, 가상자산 등에서 부를 축적한 초고소득층, 하니비콜스‧블루밍데일스 등에서 소비하는 고소득 외국인 거주자, 그리고 세포라‧레토일‧골드애플‧울타 등 프리미엄 뷰티 리테일 채널을 주로 이용하며 로열티‧할인 혜택에 민감한 일반 외국인 거주자다.

이 가운데 최근 가장 두드러지는 흐름은 럭셔리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더한 ‘매스티지(Masstige)’ 포지셔닝의 부상이다. 다수의 럭셔리‧매스 브랜드가 이 영역에 뛰어들고 있으며, 희소성과 브랜드 경험을 중시하는 고소득 주재원층과 가격‧혜택에 민감한 일반 소비자층 사이에서 형성된 수요를 겨냥한 전략으로 꼽힌다.

두바이 기반 글로벌 메이크업 브랜드 후다뷰티와 미국 셀러브리티 메이크업 브랜드 카일리 코스메틱스가 이 세그먼트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언급된다.

오프라인 마케팅에서는 두바이몰, 몰오브에미레이트 등 핵심 쇼핑몰 내 팝업 매대인 ‘포디움(Podium)’ 활용이 여전히 대중적인 전략으로 통한다. 프랑스 뷰티‧향수 브랜드 록시땅, 프랑스 글로벌 뷰티 기업 로레알, 미국 글로벌 향수‧뷰티 기업 코티 등이 대형 포디움을 운영하는 사례가 흔히 눈에 띈다.

한편 유통 구조에서는 옴니채널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며, 이커머스는 매달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세포라와 울타 같은 퍼퓨머리‧부티크 매장은 여전히 최상위 유통 채널이며, 중동 럭셔리 이커머스 전문 플랫폼 우나스(Ounass)는 최근 빠르게 성장하며 현지 럭셔리 뷰티 업계의 주요 플레이어로 떠올랐다,

‘장벽 강화’ 스킨케어, ‘두피 관리’ 선호
제품 트렌드에서는 UAE 특유의 고온다습한 기후가 소비자 선택 기준을 근본적으로 바꿔놓고 있다.

UAE 스킨케어 시장은 지속가능성‧클린뷰티가 소비를 이끌던 2024년 이후 프리미엄 기능성 시장으로 성장했고, 2026년 들어서는 한 단계 더 나아가 피부 장벽을 강화하고 진정 효과를 더한 더마 기능성 제품으로 옮겨가고 있다.

헤어케어 시장에서는 두피‧탈모 관리가 하나의 독립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 UAE 거주자의 67%가 모발 고민을 안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담수의 높은 미네랄 함량이 그 원인으로 지목됐다.

스킨케어에서 검증된 문법을 두피에 그대로 적용하는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 흐름이 확산되며 나이아신아마이드‧히알루론산‧세라마이드 등 장벽 강화‧보습 성분과 카페인‧구리펩타이드 같은 임상급 성분이 대중 제품군으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CEPA 발효‧광고 허가제 ‘주목’
지난 5월 1일 한-UAE CEPA가 공식 발효되면서 양국 교역 품목의 약 91.2%에 해당하는 관세가 최장 1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ㅤㅊㅕㄹ폐된다. 화장품은 자동차‧식품과 함께 주요 수혜 품목으로 꼽혀 가격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

기존에 UAE로 수출되는 한국산 화장품에는 일반적으로 5~8%의 관세가 부과돼 왔는데, 이번 협정으로 이 관세가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철폐되는 만큼 절감분을 현지 소비자 가격 인하나 마케팅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여지가 커졌다는 평가다.

다만 관세장벽이 낮아지더라도 에미리트 적합성 평가 제도(ECAS) 인증과 에미리트별 제품 등록, 영어‧아랍어 별기 라벨링 의무, 할랄 인증 등 비관세 규제 요건은 CEPA 발효 이후에도 그대로 유지된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올해 2월부터 시행된 광고주 허가제(Advertiser Permit)도 주목할 부분이다. UAE에서 홍보성 콘텐츠를 게시하는 모든 개인과 기업은 허가를 취득해야 하며, 이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핵심 채널로 부상한 시장 상황에서 협업 파트너 선정 시 함께 점검해야 할 요소로 꼽힌다.

“믿을 수 있는 유통 파트너 확보해야”
종합해보면, UAE 뷰티 시장은 지역 분쟁이라는 단기 변수에도 불구하고 신규 리테일러의 유입과 매스티지 확산이라는 구조적 성장 동력을 함께 지난 시장이다.

한국 브랜드는 이미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형성된 높은 인지도와 매스티지 포지셔닝에 대한 우호적 인식이라는 강점을 갖추고 있지만, 정작 세포라를 비롯한 핵심 유통 채널에서의 입지가 약하다는 점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전체 뷰티 소비자의 70% 이상이 세포라와 단독 부티크 매장에서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나, 온라인 성장세와는 별개로 오프라인 전문 매장의 영향력은 여전히 절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UAE 시장에서 K뷰티가 성과를 넓히려면 믿을 수 있는 현지 유통업체 확보와 빠른 배송이 가능한 이커머스 채널 입점, 그리고 세포라와 같은 핵심 오프라인 채널로의 진입이 우선 과제”라며, “여기에 CEPA 발효에 따른 관세 절감 효과를 활용한 가격 전략, 할랄 인증과 알레르겐 라벨링 등 현지 규제 조건에 대한 조기 대응까지 함께 준비하는 중장기 진입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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