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6-05-22 오후 2:48:53]
올 1분기 명동에 문을 연 레디영약국[CMN 심재영 기자] 방한 외국인 관광객이 역대 최대(약 476만 명)를 기록하면서 서울 주요 가두상권이 견고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전통적인 뷰티‧패션 중심지였던 명동은 글로벌 관광객들 사이에서 이른바 ‘약국 쇼핑’이 필수코스로 자리 잡으며 상권 지형이 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발표한 ‘2026년 1분기 서울 리테일 상권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6대 가두상권의 평균 공실률은 8.8%를 기록했다. [자료=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이는 전 분기 대비 소폭 상승(0.3%p)한 수치이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1.9%p 하락한 수치로, 전반적인 상권 흐름은 매우 안정적이다.
이번 분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인 곳은 명동이다. 명동의 공실률은 전 분기와 동일한 5.6%를 유지하며 사실상 포화 상태를 이어갔다. 특이점은 지난해부터 상권 내 약국이 단기간에 급증했다는 점이다.
과거 상권을 가득 채웠던 화장품 로드숍이 퇴거한 자리에 관광객 중심의 대형 체인화된 약국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이번 분기 명동에는 400㎡ 규모의 레디영약국이 오픈을 완료했다.
한국관광공사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3월 외국인의 의료 소비 건수 중 약국 이용 비중은 무려 68%에 달했다. K-콘텐츠와 SNS를 통해 기능성화장품과 의약품의 경계에 있는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 제품이 입소문을 타면서 해외 관광객들에게 약국이 필수 쇼핑 코스가 됐기 때문이다.
명동의 약국들은 과거의 동네 약국 형태에서 벗어나 다국어 안내, 택스 리펀(Tax Refund) 서비스, 드럭스토어형 진열 방식을 도입하며 차별화된 쇼핑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자료=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동시에 뷰티‧패션 대형 매장 진출도 여전하다. 명동에는 올리브영이 3,170㎡ 규모로 오픈을 완료했으며, 유니클로(3,260㎡) 역시 신규 오픈을 앞두고 있어 집객력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상권별로 살펴보면 성수는 전 분기 대비 1.2%p 상승한 3.7%의 공실률을 기록했으나, 여전히 서울 6대 상권 중 가장 낮은 수준을 자랑한다. 이번 공실률 상승은 신규 브랜드 입점 준비와 공간 개편에 따른 구조적 등락으로, 상권 팽창은 뒤돌아보지 않고 지속되는 모양새다.
특히 이번 분기 무신사가 약 8,260㎡(2,000평대) 규모의 메가스토어를 오픈하고 ABC마트(500㎡) 등이 진출하며 상권의 집객력을 한층 강화했다.
강남은 공실률이 전 분기 11.3%에서 이번 분기 13.6%로 2.3%p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조정기로 분석된다. 현재 글로벌 SPA 브랜드 자라(ZARA)가 올해 하반기 플래그십 매장 이전 오픈을 앞두고 대규모 리뉴얼 공사(4,280㎡)에 착수하는 등 대형 브랜드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청담은 글로벌 명품 및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오픈 준비가 이어지며 전 분기(13.4%) 대비 1.5%p 하락한 11.9%를 기록,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홍대는 전 분기와 동일한 10.4%를 유지한 가운데 패션 브랜드 스탠드오일(500㎡)이 오픈했다. 한남‧이태원은 마리끌레르, 버켄스탁 팝업스토어 등 패션 브랜드의 입점이 이어지며 전 분기 대비 0.4%p 하락한 7.6%로 견고한 한 자릿수 공실률을 수성했다.
가두상권의 활기와 달리 대내외적인 경제 지표는 여전히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1~2월 상승세를 타던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중동 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3월 들어 전월 대비 5.1p 하락한 107.0을 기록하며 내림세로 돌아섰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석유류 가격 상승 여파로 3월 기준 2.2%를 기록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관계자는 “올해 한국 경제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전년 대비 높은 성장률(GDP 성장률 전망치 1.6%)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이로 인한 유가 불안 등은 하반기 내수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하방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