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EU와 다른 독자적 화장품 성분 규제 시행

K-뷰티, 온라인 인기 힘입어 오프라인 확대 … 영국 고유 규제 대응해야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5-11-25 오후 5:3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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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화장품 시장 트렌드



[CMN 심재영 기자] 브렉시트(Brexit) 이후 영국은 유럽연합(EU)과 다른 독자적 규제 체계를 구축하며 화장품 성분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올 3월 메틸살리실레이트(Methyl Salicylate) 성분에 대한 사용 제한을 제정한데 이어 올 7월에는 자외선차단제 성분인 옥시벤존(Oxybenzone)의 사용 농도를 제품군별로 차등 제한했다. 또한, 내년 9월부터는 네일 제품 핵심 성분인 TPO의 사용이 금지되고, 올 8월 영국 보건안전청(HSE)은 티트리오일(Tea Tree Oil)의 생식독성 분류를 철회하며 EU와 차별화된 판단을 내렸다.

유통 부문에서는 저가 화장품 체인 바디케어(Bodycare)가 올 9월 전면 폐업했고, 슈퍼드러그(Superdrug)가 멀티 브랜드 전략을 통해 입지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 1위인 부츠는 약 1,800개 매장과 20%의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가성비 이미지 하락으로 도전에 직면했다. 세포라(Sephora)는 2023년 영국 재진출 이후 6개 매장을 추가로 개설하며 유통 경쟁을 심화시키고 있다.

K-뷰티는 온라인에서의 인기를 기반으로 오프라인 매장으로 확장하며 영국 시장에서 장기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츠는 올해 아누아, 스킨1004 등 6개 브랜드를 새로 입점시켰다. 런던과 맨체스터 등 주요 도심에는 퓨어서울, 모이다, 스킨 큐피드 같은 K-뷰티 전문 매장도 등장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영국 시장 진출을 계획하는 한국 기업들은 유럽연합과 구분되는 영국 고유 규제 요구 사항을 파악하고 대응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U와 다른 성분 규제 마련
브렉시트(Brexit) 이후 영국 화장품 규제는 유럽연합(EU)과 점차 차별화되고 있다. 특히 올해 영국이 여러 성분에 대한 규제를 잇따라 적용하며 유럽연합과의 규제 차이가 두드러지고 있다.

2025년 3월 영국 국무장관은 화장품 내에 메틸살리실레이트 사용을 제한하는 규제를 제정했다. 메틸살리실레이트는 치약, 구강세정제, 헤어 제품에서 시원하고 상쾌한 민트 계열 향을 내는 향료 성분으로, 청량감을 주는 진정 성분으로 활용된다.

영국의 메틸살리실레이트 규제는 유럽연합 규제와 차이가 있다. 영국은 영유아용 제품에 0.02%의 농도 제한을 설정한 반면, EU는 치약을 제외한 6세 미만 아동용 제품에서 해당 성분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제품군별 농도 제한에서도 차이가 있다. 영국은 모든 에어로졸 헤어 제품에 0.009%의 농도를 설정했지만 유럽연합은 사용 후 씻어내는 린스오프(Linse-off) 제품과 씻어내지 않는 리브온(Leave-on) 제품에 서로 다른 제한을 뒀다.

이와 함께 2023년 11월 유럽연합은 티트리 오일을 화장품에 사용이 금지되는 생식 독성 1B 등급으로 분류할 것을 권고했고, 이에 따라 영국 보건안전청도 2024년 8월 동일한 의견을 채택했으나, 최근 노출 경로에 따른 차이와 새로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해당 분류를 철회했다.

이로써 티트리 오일은 현재 영국에서 생식독성 분류가 적용되지 않아 화장품에 사용이 가능하지만, 아직 재평가 단계가 남아있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K-뷰티, 오프라인 채널 전환
영국 화장품 시장에서 K-뷰티는 온라인의 인기에 힘입어 오프라인 채널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촉발된 K-뷰티 상승세는 이제 오프라인 유통채널로 이어지고 있다. 영국 최대 뷰티 유통체인 부츠(Boots)는 2025년 취급 브랜드를 대폭 확대해 기존의 라네즈, 조선미녀에 더해 아누아, 스킨1004 등 6개의 K-뷰티 브랜드를 추가로 입점시켰다.

또한, K-뷰티 전문점 퓨어서울(PureSeoul)은 현재 런던, 맨체스터, 옥스퍼드를 포함한 영국 전역에 8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며, 올해 2개 매장을 추가로 개점할 계획이다.

한국어 ‘모이다’에서 유래한 K-뷰티 전문점 모이다(Moida)는 2024년 12월 런던 웨스트필드에 첫 매장을 열었고, 2025년 런던에 두 번째 매장을 개점한 데 이어 연내 맨체스터로 진출할 계획이다. 또 다른 K-뷰티 전문 매장 스킨 큐피드(Skin Cupid)는 런던 중심 지역에서 10년 장기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K-뷰티는 영국에서 5년 이상 좋은 반응을 이어오고 있으며, 판매 채널과 입점 브랜드도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영국 소비자들이 웰빙과 화장품에 더욱 많은 관심과 지출을 보이는 양상 속에서 K-뷰티 전문점을 중심으로 K-뷰티 브랜드가 런던을 넘어 영국 전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영국 정부, 소비자 안전 강화

영국 화장품 시장이 소비자 안전성 강화를 목표로 성분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예방적 규제 강화와 함께 브랜드들의 선제적 대체 성분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면서 영국 화장품 산업의 안전 기준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영국 정부는 2025년 7월 화학적 자외선 차단 성분인 옥시벤존(Oxybenzone)의 사용을 제한하는 규정을 채택했다.

이 규제는 화장품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최대 사용 농도를 정했다. 바디용 제품은 최대 2.2%, 얼굴, 손, 입술용 제품은 6%까지 사용할 수 있다. 단, 분무형 스프레이 제품은 이 범주에서 제외된다. 그 외 모든 화장품은 제품 보호 목적으로만 0.5%까지 함유할 수 있다. 만약 제품 보호용으로 0.5%를 사용한다면, 자외선 차단 목적으로는 바디용 제품에 1.7%, 얼굴, 손, 입술용 제품에는 5.5%까지만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

이번 규제에 따라 2026년 1월 21일부터 영국 시장에 출시되는 모든 화장품은 새로운 옥시벤존 농도 기준을 지켜야 한다. 규제 시행 전에 이미 판매 중이던 제품은 2026년 7월 21일까지 계속 판매할 수 있으나, 해당 제품 관련 기업은 이 기한까지 제품 성분 농도를 조정하거나 제품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

이와 함께 영국은 2026년 9월부터 네일 제품의 핵심 성분인 트리메틸벤조일디페닐포스핀 옥사이드(TPO)의 사용 및 판매를 금지한다. TPO는 광개시제라 불리는 화학물질로, 빛을 받으면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네일 살롱에서 젤 네일을 램프 아래에 두면 TPO가 작동해 젤을 단단하게 굳혀주고 쉽게 벗겨지지 않게 만든다.

그러나 수컷 쥐에게 장기간 고용량의 TPO를 먹인 결과 생식 능력이 심각하게 저하된다는 결과를 바탕으로 영국은 TPO를 생식에 잠재적으로 해로울 수 있는 발암성, 돌연변이성, 생식독성(CMR) 물질로 분류했다.

네일 제품 제조업체들은 금지 조치를 앞두고 TPO를 대체할 수 있는 광개시제로 제품을 바꾸기 시작했다.

뷰티 소매체인, 생존 전략 모색
영국의 대표적인 저가 뷰티 유통체인 바디케어(Bodycare)가 2025년 9월 완전히 폐업한 가운데 소비자들은 고가 제품보다는 합리적인 가격대의 뷰티 제품을 원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20대 유통업체 중에서 가성비 꼴찌를 기록한 부츠(Boots)는 가성비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멤버십 할인을 확대하고 있다.

부츠의 주요 경쟁사인 슈퍼드러그(Superdrug)는 프리미엄 브랜드부터 저렴한 브랜드까지 예산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멀티 브랜드 매장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2024년 전년 대비 매출은 7% 증가했고, 시장 점유율은 0.2% 상승한 3.8%를 기록했다.

한편, 세포라(Sephora)가 2005년 영국 시장에서 철수한 지 18년 만인 2023년 런던에 대형 매장을 다시 열며 돌아왔고 이후 6개 매장을 추가로 열며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아직 부츠나 슈퍼드러그의 매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브랜드 화제성이 이들 유통업체에 충분한 위협이 되고 있다.

인기 스킨케어 제품 분석

2025년 4월 1주차부터 8월 4주차까지 영국 아마존의 스킨케어 상위 10개 인기 제품을 분석한 결과, 클렌징 제품과 스팟케어 제품이 강세를 보였다.

클렌징 제품은 4월 1주차 Top10 중 3개에서 8월 4주차 Top10 중 2개로 소폭 감소했으나, 가르니에의 클렌징 워터가 8월 4주차에 1위를 차지하며 꾸준한 인기를 입증했다.

한편, 보습 효과를 강조하는 올오버 크림, 올오버 오일 등 바디케어 제품이 4월 1주차와 8월 4주차 모두 Top10에 포함돼 전신 보습에 대한 영국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 브랜드 분포를 살펴보면, 미국 브랜드가 지속적인 우위를 보였다. 미국 브랜드는 4월 1주차와 8월 4주차 10위권 중 각각 5개, 3개로 안정적인 점유율을 유지했다. 캐나다 브랜드 디오디너리가 8월 4주차에 2개 제품으로 새롭게 진입하며 기능성 스킨케어 분야에서 약진했다. 한국 브랜드는 4월 1주차에 1위를 차지했으나 8월 4주차에는 10위권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인기 메이크업 제품 분석

2025년 4월 1주차부터 8월 4주차까지 영국 아마존의 메이크업 상위 10개 인기 제품을 분석한 결과, 아이 메이크업 제품이 강세를 보였다.

마스카라는 4월 1주차와 8월 4주차 모두 각각 2개씩 10위권에 올라 꾸준한 인기를 유지했으며, 특히 메이블린의 마스카라는 6달 간의 분석 기간 동안 4차례 1위를 유지하며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입증했다. 아이브로우 관련 제품도 4월 1주차 Top10 중 2개에서 8월 4주차 Top10 중 3개로 증가해 눈썹 메이크업에 대한 관심 증가가 관찰됐다.

국가별 브랜드 분포를 살펴보면, 미국 브랜드가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미국 브랜드는 4월 1주차 Top10 중 6개에서 8월 4주차 Top10 중 5개로 높은 점유율을 유지했다. 영국 브랜드는 4월 1주차와 8월 4주차 10위권 중 각각 4개, 3개를 차지해 자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입지를 보여줬다. 8월 4주차에는 독일 브랜드와 프랑스 브랜드가 새롭게 진입하며 유럽 브랜드로의 다변화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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