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6-09-30 11:34:27]
[CMN 심재영 기자] 국내 화장품 오프라인 유통시장에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그동안 헬스앤뷰티(H&B) 시장을 사실상 주도해온 CJ올리브영에 맞서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초저가 생활용품 유통업체 다이소가 잇따라 뷰티 전문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무신사는 홍대입구에 대규모 단독 뷰티 매장을 열고 2030 여성과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K뷰티 전문 유통채널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다이소 역시 건대입구에 첫 뷰티 특화매장을 오픈하고 5,000원 이하의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화장품‧미용용품을 집중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무신사, 홍대에 400평 뷰티 단독 매장무신사 뷰티 홍대점무신사의 오프라인 뷰티 사업 확대는 홍대 매장을 통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무신사는 지난 9월 11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인근에 약 400평 규모의 첫 단독 오프라인 매장 ‘무신사 뷰티 홍대’를 오픈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구성된 이 매장은 메이크업과 프래그런스를 비롯해 스킨케어, 헤어, 바디, 맨즈 등 다양한 뷰티 카테고리를 아우른다.
특히 지하 1층에는 ‘뷰티온누리약국’이 입점해 약사의 전문 상담과 고기능성 뷰티 상품을 연계한 ‘파머시 뷰티’ 콘셉트를 선보였다.
무신사가 첫 단독 뷰티 매장 입지로 홍대를 선택한 것도 주목된다. 홍대는 2030 여성 소비자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의 유동이 많은 대표적인 상권이다.
실제 오픈 이후 성과도 눈에 띈다. 무신사에 따르면 무신사 뷰티 홍대 매장은 오픈 첫 사흘 동안 누적 매출 2억 5,000만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객단가는 약 11만 원으로 집계됐다.
구매 고객 가운데 여성 비중은 76% 였으며, 여성 구매 고객 중 2030세대가 80% 이상을 차지했다. 외국인 고객의 비중 역시 빠르게 확대돼 오픈 사흘째에는 전체 구매 고객의 60%에 육박했다. 외국인 고객의 구매전환율은 무신사의 다른 오프라인 매장보다 약 2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무신사가 단순히 유명 브랜드를 모아놓는 기존 뷰티 매장들과는 다른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홍대 매장에서는 기존 주요 뷰티 유통채널에서 상대적으로 만나기 어려웠던 브랜드들이 판매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외국인 고객은 더마‧고기능성 스킨케어 브랜드를, 국내 고객은 색조 브랜드를 상대적으로 많이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무신사가 오프라인 매장을 단순한 판매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브랜드를 발굴하고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는 ‘뷰티 플랫폼’으로 활용하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다이소, 5,000원 이하 초저가로 승부건대입구역 인근에 위치한 다이소 뷰티 특화 매장무신사가 브랜드와 큐레이션을 앞세웠다면 다이소는 정반대의 전략을 들고 나왔다. 바로 가격이다.
다이소는 지난 9월 1일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인근에 첫 뷰티 특화매장 ‘다이소 뷰티’를 오픈했다. 약 66㎡(20평)규모의 소형 매장이지만 전체 1,800여 종 상품 가운데 80%를 화장품과 미용용품으로 구성했다.
다이소가 1997년 첫 매장을 선보인 이후 29년 만에 처음으로 특정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전문 매장을 꾸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가격 정책도 기존 다이소의 강점을 그대로 유지했다. 판매상품 가격은 500원부터 5,000원까지다.
스킨케어와 색조화장품뿐 아니라 헤어‧바디용품, 마스크팩, 클렌징팩, 남성화장품, 이너뷰티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했다. VT코스메틱 리들샷을 비롯해 파티온, AHC, 딘토 등 소비자들에게 알려진 브랜드도 입점했다.
다이소가 뷰티 전문매장을 선보인 배경에는 기존 뷰티 사업의 높은 성장세가 자리잡고 있다. 다이소에 따르면 뷰티 부문 매출은 2023년 85%, 2024년 144%, 지난해 70% 이상 증가했다. 올해 1~7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
다이소 입장에서는 기존 매장의 소규모 화장품 매대만으로는 늘어나는 브랜드와 상품, 소비자 수요를 충분히 수용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건대입구점의 입지 역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다이소 매장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뷰티 제품의 회전율과 재구매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2030세대 유동인구와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활발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이 같은 전략은 다이소가 단순히 ‘저가 생활용품점’에서 벗어나 카테고리별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오프라인 매장 전략을 변화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이소 측은 건대입구 뷰티 특화매장의 향후 확대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