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IHATEC 기관장 초청 ‘할랄 화장품 세미나‧교육’ 개최 할랄 화장품 시장, ’28년엔 1,180억 달러 … 연평균 6%대 성장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6-06-17 오후 8:09:33]
[CMN 심재영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가 한국의약품수출입협회,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과 함께 오늘(17일) 서울 엘타워 8층 엘가든홀에서 ‘할랄 시장 동향 및 규제 대응 세미나 & 교육’을 개최하고, K뷰티의 할랄 화장품 시장 진출을 위한 본격적인 지원에 나섰다. 안영진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
이번 행사는 세계 최대 할랄 시장인 인도네시아가 오는 10월 17일부터 화장품에 대한 할랄 인증표시 의무화를 시행함에 따라 국내 화장품 업계의 대응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마련됐다.
식약처는 인도네시아 정부 지정 공식 할랄 교육기관 IHATEC의 누르 와히드(Nur Wahid) 기관장을 초청해 전문가 세미나와 수준별 직무교육을 함께 진행했다.
누르 와히드 기관장은 할랄 분야 30년 경력의 전문가로, 할랄 전문인력 자격인증기관(LSP MUI) 원장과 인도네시아 할랄보장청(BPJPH) 소속 해외 인증기관 공인 심사원을 겸하고 있다.
안영진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우리 화장품 수출이 지난해 무역수지 흑자 100억 달러를 처음 돌파하며 세계 2위 수출국으로 도약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할랄 시장과 같은 새로운 수출 시장 개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안 국장은 “할랄 인증은 국내 화장품 기업의 이슬람권 시장 진출을 위한 중요한 경쟁력”이라며, “기업이 글로벌 할랄 시장에 원활히 진출할 수 있도록 인증 취득 지원과 국가별 규제 정보 제공을 지속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누르 와히드 IHATEC 기관장 할랄 화장품 시장 연 6%대 고속성장
누르 와히드 기관장은 전 세계 무슬림 인구가 약 15억 명으로,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5년 25%에서 2032년 27%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무슬림 인구의 71.6%가 40세 미만이고 이 중 Z세대가 2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짚으며, 젊은 무슬림 소비층의 확대가 할랄 시장의 잠재력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전체 무슬림 인구의 67%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크며, 인도네시아‧튀르키예 등 자원 부국의 경제성장이 할랄 수요 확대와 맞물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규모와 관련해 그는 할랄 화장품 시장이 2023년 870억 달러에서 2028년 1,180억 달러로 연평균 6%대 성장할 것이라는 디나 스탠다드(Dinar Standard)의 자료를 제시했다.
식품(약 1조 4,000억 달러)에 비해 아직 규모는 작지만 성장세는 가장 가파른 분야로 꼽힌다. 카테고리별로는 스킨케어가 35%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염색약을 포함한 헤어케어가 25%, 색조화장품이 20%로 뒤를 이었다.
또한, 할랄 수입국 1위는 사우디아라비아, 수출국 1위는 중국이었으며, 인도네시아는 팜오일 유래 원료를 중심으로 9위에 올랐다. 한국은 해당 통계에서 아직 순위권 밖이지만, 누르 와히드 기관장은 “한국이 향후 할랄 화장품 상위 10개국 안에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인도네시아 5개 도시 소비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식음료 구매 시 할랄 인증 여부를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꼽은 비율이 37.1%로 가장 높았고, 밀레니얼 세대 응답자의 32.4%는 할랄 인증이 없으면 다른 인증 제품으로 바꾸겠다고 답했다.
화장품의 경우, 품질(27.7%), 브랜드(18.3%), 리뷰(17%)에 이어 할랄 인증 여부가 12.6%로 4위를 차지했는데, 그는 무슬림 소비자의 교육 수준과 경제력이 높아질수록 이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할랄 인증을 “무슬림 시장 진입을 위한 글로벌 패스포트”라고 표현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원료 검증이 가장 큰 난관
한국 화장품의 강점으로는 기술력과 품질 수준이 꼽혔다.
다만, 누르 와히드 기관장은 콜라겐, 글리세린 등 원료의 출처와 제조 방식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점을 과제로 짚었다.
그는 소‧돼지‧생선 등에서 추출한 콜라겐이라도 도축 과정이 이슬람 율법에 부합하는지가 관건이며, 글리세린 역시 식물성‧동물성 원료 모두에서 만들어질 수 있어 출처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장품 업계 특유의 처방 기밀 유지 관행도 할랄 심사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심사 과정에서는 원료의 정확한 함량이 아니라 원료가 어디서 유래했는지만 확인하면 되므로, 할랄 인증 심사 목적에 한해 정보를 공개하고 제3자에는 공유하지 않는다는 약정을 통해 기업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위탁생산(OEM‧ODM) 비중이 높은 산업 구조상 원료 추적이 어렵다는 점과 알코올에 대한 오해도 도전 과제로 언급했다. 그는 응용 목적의 알코올은 하람(금지)에 해당하지만, 향수 등에서 용매로 쓰이는 순수 화합물 형태의 알코올은 할랄로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기존 제품, 10월 17일 선적분부터 표시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참석자들의 실무 차원 궁금증이 쏟아졌다.
브랜드사가 아닌, 제조시설 단독으로도 할랄 인증을 받을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누르 와하드 기관장은 제조 시설 자체도 인증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인도네시아에서 현재 유통 중인 비인증 제품의 처리 방안에 대해서는, 이미 진열된 제품까지 일일이 표시를 붙이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10월 17일 이후 선적되는 물량부터 비할랄 표시가 적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식약처의 이지선 화장품정책과 연구관은 OEM‧ODM 제조소가 이미 인증을 받은 상태에서 신규 브랜드 제품을 추가할 경우, 중복 심사가 이뤄지는지를 질의했고, 누르 와히드 기관장은 생산 시스템에 대한 인증은 유지되며, 새로운 원료에 한해 심사가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 규모 통계가 자료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팜오일 유래 성분 등을 할랄 집계에 포함하는지 여부 등 출러별 산정 기준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답변이 나왔다.
실제로 그는 강연 중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 자료를 인용해 할랄 화장품 시장이 2025년 530억 달러에서 2033년 1,430억 달러로 연평균 11%대 성장할 것이라는 수치도 함께 소개해 출처에 따라 시장 규모 추청치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줬다.
와인을 이용한 화장품의 할랄 인정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와인 자체는 하람이어서 안된다”고 선을 그었으며, 국가 간 할랄 인증 상호 인정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할랄 기준이 없어 말레이시아 자킴(JAKIM) 인증을 받았더라도 인도네시아에서 세부 기준에 따라 추가 확인이 필요할 수 있다고 답했다.
수준별 직무교육도 병행 … 수료증 발급
세미나에 이어 열린 직무교육은 실무 담당자를 위한 초급 과정과 할랄 관리자(Halal Supervisor)를 위한 중급 과정으로 나눠 진행됐다.
초급 과정에서는 할랄‧하람‧나지스 등 기초 이론과 할랄 제품 보증 시스템(SIPH)의 정의 및 원재료 관리 기준을, 중급 과정에서는 할랄 정책 수립부터 원료 선정, 제품 기준 수립, 모니터링‧평가에 이르는 할랄 품질시스템 구축 절차를 다뤘다.
교육 수료자에게는 KTC 공식 할랄 관리자 교육 수료증이 발급되며, 희망 기업을 대상으로 1:1 맞춤형 현장 기술 자문과 향후 식약처의 할랄 화장품 인증 지원 컨설팅 우선 참여 기회도 제공된다.
식약처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국내 화장품 기업이 글로벌 규제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고, K뷰티가 성장 잠재력이 높은 할랄 시장을 새로운 수출 시장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