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직구, 중국 본격 진출 위한 테스트 무대로 적합
‘차이나드림’ 금물 … 매입 조건·현지 상황 철저히 따져야
중국 역직구 시장 동향 분석
[CMN] 최근 중국의 인터넷과 모바일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해외 직구 비중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젊은층의 해외 직구를 통한 화장품 구매가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인 것으로 파악돼 까다로운 위생허가 절차 등으로 중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화장품 기업들에에게 좋은 기회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우리 정부도 중국으로의 수출 장려 차원에서 중소기업의 중국 온라인 직구몰로의 진출을 적극 장려하고 지원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유통 전문가들은 중국 역직구 시장이 장밋빛 전망으로만 가득찬 것이 아니라며 ‘차이나드림’을 기대하는 업체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다. 중국 내 주요 이커머스 업체는 물론, 수천여 업체가 잇따라 해외 직구 사이트를 개설하고 한국 업체들을 입점시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어 오히려 국내 업체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국내 화장품 업체들은 일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역직구의 여러 가지 혜택을 내세우며 터무니없는 가격의 입점 조건을 제시하는데다 매입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한다. 중국 역직구를 위한 전용 상품을 만들었다가 크게 낭패를 보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중국의 해외 직구 시장 동향과 주요 온라인 직구 쇼핑몰,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중국 화장품 직구, 연 67% 성장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2014년 2조8,000억 위안(459조원)에 달하며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120%, 온라인쇼핑 이용자는 3.61억명에 달할 만큼 거대하다. 징동닷컴의 한국 공식 파트너사인 제일펑타이에 따르면 2015년 중국의 온라인 쇼핑 규모는 732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이같은 성장을 이끄는 주요 성장동력은 B2C 전자상거래 업체들이다. 특히 모바일샵 및 해외 App의 대거 보급으로 2015년 모바일 결제액 비중이 전체 대비 46%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것이 중국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중국은 인터넷 보급률이 50%에도 못미치지만 해외 직구 규모는 지난해 26조원을 기록, 우리나라보다 13배나 많다. 중국전자상거래연구센터에 따르면 2018년까지 중국 해외 직구는 180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해외 직구족은 ‘하이타오족’이라 불리는데 미국 페이팔에 따르면 이들은 2013년 말 기준 1,800만명에 달하고 2018년까지 두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로써 중국은 향후 수년 안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직구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중국 B2C 해외 직구 전자상거래 규모가 최근 6년간 평균 94%씩 성장했고 2015년에는 46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의 해외 직구 시장은 이제 성장기에 진입했으며 새로운 국가 정책적 지원들이 시장 환경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인터넷 사용자가 6.49억명에 달하고 인터넷 쇼핑자는 3.61억명, 인터넷 쇼핑 금액은 2.8만억위안에 달했다.
특히 중국온라인쇼핑몰 B2C 시장의 동기대비 성장률이 65.4%에 달해 C2C 시장의 2배를 넘어섰다. 하이타오족이 가장 많이 구매하는 품목은 화장품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 화장품 해외 직구 규모는 약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중국 전체 화장품 시장에서 약8%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트레이드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2018년까지 중국의 화장품 해외 직구 규모가 연평균 67%씩 증가해 2018년 약47조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 화장품 구매 채널은 최근 10년간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국의 ▲높아지는 인터넷 보급률 ▲모바일 쇼핑의 확대 ▲부족한 소매 인프라 환경과 더불어 온라인의 저렴한 가격이라는 강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3대 전자상거래 쇼핑몰
한류 시장의 중심인 중국인의 해외 직접구매 증가가 국내 역직구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중국 최대 온라인몰 ‘텐마오’의 국제관 톱50 브랜드에 한국 브랜드가 20개 이상 선정되며 국내 제품에 대한 수요가 확인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해외 직구 시장에 비해 걸음마 수준인 역직구 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원에 적극 나서면서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6월 온라인 역직구 쇼핑몰 ‘Kmall24’를 오픈해 중소기업 우수제품의 해외 직접 판매를 지원하고 있다. 입점한 상품들은 자동적으로 이베이(e-Bay), 아마존(Amazon), 티몰(T Mall) 등 글로벌 쇼핑몰에 연계된다. Kmall24에 상품을 올리면 알리바바 티몰에도 자동으로 등록된다. 중소기업이 알리바바에 상품을 등록하기 위해 1년 이상 기다리는 불편이 줄어든다.
중국의 3대 전자상거래 쇼핑몰로는 알리바바그룹에서 론칭한 티몰(TMALL.COM)과 징동닷컴(JD.COM), 웨이핀후이(VIP.COM)를 꼽는데 각 쇼핑몰마다 차별화된 특징이 있다.
티몰은 마켓 플레이스의 성격이 강하다. 브랜드 입점 후 자체 운영하는 방식으로 수수료, 입점비, 연간사용료가 있다. 티몰글로벌(www.tmall.hk)은 중국 소비자들이 해외 상품들을 중국어로 직구할 수 있는 역직구 전문몰로 해외 업체들만 입점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알리바바그룹은 또한 지난 5월 티몰 한국관(http://korea.tmall.com/)을 개설했다. 티몰 한국관은 알리바바 플랫폼에서 운영하는 첫 번째 국가관으로 한국 기업들의 제품을 한데 모은 종합 쇼핑몰이다. 이니스프리, LG생활건강의 후, 숨, 빌리프, 네이처리퍼블릭, 더샘, 잇츠스킨을 비롯한 다수의 브랜드가 입점했으며 최근들어 입점 브랜드가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다.
징동닷컴(JD.com)은 중국 B2C 전자상거래 제2위 업체로 알리바바그룹의 티몰에 이어 약2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징동닷컴은 보편적인 B2C몰로 분류된다. 브랜드 입점 후 자체 운영방식과 함께 소량 사입을 병행한다. 남성 고객이 많고 전자제품과 가전제품이 강세다. 수수료와 입점비, 연간사용료가 있다.
이와는 달리 웨이핀후이(VIP.COM)는 기간 한정 특판 형식으로 운영되며 사입판매와 대리구매에 마케팅 전략을 겸비한 실속형 판매방식을 취하고 있다. 입점비와 수수료가 없는 것이 장점이다. VIP.com은 중국에서 최대 여성가입자를 보유한 온라인 플랫폼으로 대표적인 B2C 온라인 쇼핑몰이다. 유명 브랜드의 의류, 화장품, 액세서리, 식품 등의 상품을 주로 판매하고 있으며 현재 소비 능력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중국 내륙중소형 도시(2,3선 도시) 기준으로 중국 B2C 온라인마켓 중 가장 많은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다. VIP.com은 자회사로 화장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 Lefeng.com을 개설해 놓고 있다.
정확한 판단·효율적 활용 관건
중국에서 해외 직구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 역량이 부족한 화장품 중소기업들에게 새로운 가능성과 기회가 주어진 것은 사실이다. 이미 중국에 진출한 업체들도 위생허가나 높은 관세 등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 역직구는 대박을 터트릴 수 있는 채널이 아니며 장점만 있는 채널도 아니라는 것이 유통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라 다양한 변수가 생길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역직구가 새로운 기회임은 분명하지만 이를 정확하게 판단해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들은 우선 “중국 고객들의 한국 브랜드에 대한 정보력이 높아지면서 한국과 중국의 가격차로 이윤을 확보하던 과거의 성공방정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됐다”고 지적한다. 중국 고객들이 현지 가격 비교를 넘어서 해당 브랜드가 현지 한국인들도 많이 사용하는가를 점점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현재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화장품이지만 정작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낮은 일부 화장품은 지금의 인기가 순식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위험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중국 역직구를 사전 마케팅 또는 정식 진출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좋지만 장기적인 성공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