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기 브라질 화장품 시장, 젊은 소비자가 주도
전통적 대기업에서 소셜 커머스 중심으로 재편 … K뷰티 진출 기회 확대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6-04-02 오후 4:57:25]
브라질 화장품 시장 트렌드

[CMN 심재영 기자] 브라질 화장품 시장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제품 선택과 구매의 주도권이 기존 대기업 유통망과 피부과 전문의 처방 중심에서 디지털 플랫폼의 젊은 소비자에게로 이동하면서, 시장 지형이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신의 피부색모발 타입기후 환경에 맞는 제품을 직접 탐색하고 요구하며, 인플루언서 영상에서 발견한 제품을 같은 플랫폼 안에서 즉시 구매하는 소셜 커머스 구조가 빠르게 정착되고 있다.

연평균 6.1%↑ … 향수·선케어가 견인
브라질 화장품 시장은 2024~2026년 연평균 6.1% 성장해 약 299억 달러(한화 약 42조 5,9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향수(7.7%)가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메이크업 부문도 6.2% 성장하는 가운데 내추럴(8.9%)베이스(8.5%) 메이크업이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문은 자외선 차단이다. 브라질 특유의 기후 환경과 달라진 선케어 인식이 맞물리며 스킨케어 내 가장 빠른 성장세(9.1%)를 나타내고 있다. 스킨케어(5.2%)와 퍼스널 케어(5.7%)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는 반면, 내추럴 스킨케어(1.4%)와 뷰티 테크(2.9%)는 시장 평균을 밑돌았다.
수입 동향은 엇갈린다. 2025년 하반기 스킨메이크업 부문은 전반기 대비 3.9% 감소한 가운데, 데오드란트(-27.7%)샤워목욕용품(-18.3%)이 크게 줄었지만 펌매직용 제품(+64.7%)퍼스널 케어 기타(+56.0%)면도 제품(+42.7%)은 큰 폭으로 성장했다.
한국은 펌매직용 제품에서 78.6%의 점유율로 수입국 1위를 차지했고, 헤어 기타(12.7%)샴푸(11.7%)스킨메이크업 기타(11.0%) 등 주요 품목에서도 유의미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 중심에서 디지털 소비자 주도로
브라질 뷰티 시장은 전통적으로 나투라(Natura)와 그루포 보타카리오(Grupo Botacario) 같은 대기업과 더모코스메틱 처방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그러나 소셜 미디어와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트렌드에 노출된 젊은 소비자들이 성분 투명성기능성지속가능성을 갖춘 브랜드를 선호하면서 이 구도가 빠르게 흔들리고 있다.
K뷰티는 미국발 글로벌 트렌드의 영향을 받아 브라질 디지털 뷰티 커뮤니티 내 주류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다만, K뷰티 전반의 유통 인프라는 여전히 취약하다. 쇼피(Shopee) 해외 판매자나 상파울루 봉 헤치로(Bom Retiro) 소규모 매장 등 파편화된 경로에 의존하면서 품절배송 지연통관 문제가 소비자 접근성을 제한하고 있다.
B-뷰티·니치 향수·선케어 사용감 ‘주목’
▲B-뷰티 향수 레이어링 문화 ▲니치 향수 시장 급팽창 ▲선케어 사용감 혁신은 브라질 화장품 시장의 3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브라질은 더운 열대 기후와 잦은 샤워 습관을 반영한 향수 레이어링 루틴이 ‘B-뷰티(B-Beauty)’라는 이름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무루무루 버터, 브라질넛 오일 등 아마존 원산의 자연 유래 성분이 핵심 원료로 활용되며, 나투라는 동일 향 구성의 바디 미스트비누스크럽오일 세트를 출시해 향 레이어링 루틴을 제안하고 있다.
또한, 브라질은 금액 기준 세계 3위, 물량 기준 세계 2위의 향수 시장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프리미엄 향수 시장은 2027년까지 약 89% 성장해 68억 헤알(한화 약 1조 9,000억 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독립 브랜드 중심의 성장, 희소성 기반 한정판 전략, 오프라인 부티크를 통한 경험 중심의 유통이 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아울러 브라질은 연중 자외선 지수가 높지만, 자외선 차단제의 일상적 사용률은 낮다. 소비자들이 꼽은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기름진 사용감 때문이다.
응답자의 70.7%가 지성 또는 복합성 피부라고 답한 가운데, 가볍고 매트한 사용감과 메이크업 루틴과의 호환성이 핵심 수요로 부상하면서 사용감 중심의 선케어 제품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인클루시브 뷰티’ 트렌드 급속 확산
2023년 1월부터 2026년 2월까지 3년간 수집된 브라질 화장품 관련 기사에서 등장한 주요 키워드를 반기 단위로 분석해 빈도율이 지속 상승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중장기 등장 트렌드 2개를 도출했다.
첫 번째 키워드는 ‘인클루시브 뷰티(inclusive beauty)’다, 가장 높은 키워드 빈도율을 기록한 ‘인클루시브 뷰티’는 다양한 인증과 모발 타입을 아우르는 핵심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브라질 인구의 54% 이상이 흑인 또는 혼혈 인종으로 구성돼 있어 곱슬 모발 전용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며, 롤라 코스메틱(Lola Cosmetics) 등 전문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스킨케어에서 검증된 펩타이드, 세라마이드, 마이크로바이옴 성분을 헤어케어에 적용하는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이 본격 확산되면서, 코워싱 크림과 리브인 마스크 등 모발 특성별 맞춤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이커머스·소셜 커머스의 급성장
이커머스 키워드 역시 3년간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그 중심에는 소셜 커머스의 급성장이 자리하고 있다.
2025년 5월 틱톡샵(TikTok Shop) 브라질 출시 이후, 월간 총거래액(GMV)은 첫 달 100만 달러(한화 약 14억 원)에서 3개월 만에 2,570만 달러(한화 약 366억 원)로 약 25배 성장했으며, 뷰티 및 개인위생용품이 전체 GMV의 21.26%로 1위 카테고리를 차지했다.
숏폼 영상(25.7%)과 라이브 스트리밍(23.4%)을 통한 구매가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며 ‘발견-구매 일체형’ 소비 구조가 정착되고 있다.
‘그린워싱’ 규제 … 기회이자 위험 요소
최근 브라질 화장품 시장은 ▲네일 젤 유해 성분 금지 ▲그린워싱 광고 규제 강화 ▲화장품 소분 판매용기 재사용 규정 제정 등의 규제 정책이 이슈로 떠올랐다.
2025년 11월 브라질 국가위생감시국(ANVISA)은 젤 네일 경화제에 사용되는 TPO(생식독성)와 DMPT(잠재적 발암성) 두 성분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결의안 RDC 995/2025호를 공포했다.
또한, 2025년 10월 브라질 광고 자율 규제 위원회(CONAR)는 화장품을 포함한 모든 광고에서 ‘친환경’, ‘지속 가능’ 등의 표현 사용 신기술 문서나 공인인증을 통한 입증책임을 기업에 부과하는 규정 시행을 발표했다.
탄소상쇄, 배출량 감축, 폐기물 관리 등의 내용을 광고에 활용하는 경우 해당 제품 또는 공정의 전체 수명주기를 명확히 제시해야 하고, 환경 관련 목표나 약속을 광고에 포함할 때는 구체적인 달성 기한과 실행계획, 검증 가능한 출처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
이와 함께, 2026년 1월 브라질 국가위생감시국(ANVISA)은 리필형 패키징과 소분 판매 확산에 대응한 위생추적성 기준 규정 초안에 대한 공개 의견수렴을 개시했다. 규정 확정 시 리필 판매 매장의 위생추적성 기준이 법적 의무로 전환될 예정이다.
K뷰티 진출, 현지 맥락 이해가 먼저
K뷰티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에도 실제 시장 내 존재감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어 수요과 공급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흑인혼혈 인종이고, 열대 기후에서 하루 여러 차례 샤워하며, 향을 레이어링하는 문화를 가진 브라질 소비자의 일상은 한국 내수 시장과 크게 다르다.
이러한 차이를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반영하는 기업일수록 현지 로컬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차별화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
한-브라질 보건 규제 협력 MOU 체결과 틱톡샵 등 소셜 커머스 채널의 성장이 진입 문턱을 낮추고 있으나, 복잡한 세제 구조와 잇따르는 규제 변화에 대한 준비 가 선행돼야 한다.
어떤 경로를 택하든, 브라질 소비자의 고유한 맥락을 이해하고 신뢰하는 채널에서 제품 가치를 일관되게 전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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