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진출 허브 UAE, ‘실용성’ · ‘전문성’ 중심으로 재편

K-뷰티, UAE 화장품 수입 4위 … 기능성 위주 현지 유통 다각화 필요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5-08-20 오후 6:5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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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화장품 시장 트렌드

[CMN 심재영 기자] 글로벌 뷰티 브랜드들의 중동 진출 허브로 주목받고 있는 UAE 화장품 시장은 최근 3년간 연평균 2.0%의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카테고리별로는 메이크업 부문이 연평균 4.6% 성장하며 두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UAE의 화장품 수입 규모도 상반기 대비 전반적인 증가세를 보였는데 한국은 수입국 순위 2위를 기록하며 K-뷰티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소비자 트렌드는 실용성과 전문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재편되고 있다. 특히, 20~30대 소비자층은 틱톡, 인스타그램 등 디지털 채널을 통해 제품 정보를 탐색하며, 사용자 후기와 피부 상태 비교 콘텐츠를 신뢰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들은 실질적 효능과 후기 기반 신뢰를 바탕으로 소비를 결정하며, 디지털 기반 바이럴 마케팅의 효과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K-뷰티는 UAE 소비자의 생활환경과 피부 특성에 적합한 제품군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이미지보다는 실용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스킨케어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기능성과 감성을 동시에 갖춘 브랜드로 안정적인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소비자 니즈 변화와 디지털 환경의 영향 속에서 K-뷰티는 향후에도 실용 중심의 제품 전략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뷰티 중동 진출 허브로 부상

UAE 화장품 시장은 글로벌 브랜드들의 중동 진출을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UAE 화장품 시장 규모는 12억 달러 이상으로, 소비자들의 높은 구매력과 함께 중동 지역의 뷰티 트렌드를 이끄는 트렌드 세터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브랜드들은 UAE를 거점으로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시장 전반으로의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UAE 인구의 44%가 온라인으로 뷰티 제품을 구매하는 등 전자상거래 침투율이 높고,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선호도도 강해 온라인 기반의 브랜드와 럭셔리 브랜드 모두에게 유리한 시장 환경을 제공한다.

글로벌 브랜드들은 시장 잠재력을 포착해 다양한 진출 전략을 구사 중이다. 미국 대형 뷰티 체인 얼타 뷰티(Ulta Beauty)는 2025년 1월 중동 지역 최대 소매 유통 기업인 알사야 그룹(Alshaya Group)과의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얼타 뷰티는 2025년 내에 두바이와 쿠웨이트(Kuwait)에 매장을 개장할 예정이며, 2026년에는 중동 지역 전역으로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국 뷰티 업계의 진출도 눈에 띈다. 티르티르(TIRTIR)는 2025년 3월부터 4월까지 쇼핑몰 두바이 페스티벌 시티몰(Dubai Festival City Mall)에서 중동 지역 최초의 한국 뷰티 브랜드 단독 행사를 개최하며 중동 시장 공식 진출을 선언했다.

K-뷰티 브랜드의 활발한 현지화 노력과 한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지난해 한국의 UAE 대상 화장품 수출은 전년 대비 108% 증가한 1억 7,180만 달러를 기록하며, 수출 상위 10개국에 처음으로 포함됐다. UAE의 수입을 기준으로 보면, 한국은 2024년 UAE 스킨‧메이크업 부문 4위를 기록하며, 주요 아시아 뷰티 수입국으로서 중동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밖에 한국 화장품 유통기업 실리콘투(Silicon2)는 2025년 3월 두바이 지사를 설립하며 UAE를 전략적 유통 거점으로 삼겠다고 밝혔고, 인도 시장에서 최대 K-뷰티 플랫폼으로 입지를 다진 마카롱(Maccaron)도 올해 UAE를 비롯한 중동 6개국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주목받고 있다.

‘두바이 메이드’ 향수, 글로벌 확장 중

중동 화장품 시장이 글로벌 뷰티 산업에서 주목받는 전략적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UAE를 중심으로 한 걸프협력회의(GCC) 지역은 고급 향수와 뷰티 제품의 주요 소비자이자 새로운 브랜드 발산지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두바이 메이드(Dubai-made)’ 향수 브랜드들은 독창적인 향조와 문화적 정체성을 바탕으로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틱톡 등 소셜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스털링 퍼퓸스(Sterling Perfumes), 라타파 퍼퓸스(Lattafa Perfumes), 코스모 코스메틱스(Cosmo Cosmetics) 등 현지 브랜드들은 두바이를 테스트 마켓으로 삼아 다양한 국가에 맞춤형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특히, 아랍 지역 고유의 향료 전통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글로벌 소비자와의 감성적 연결을 시도하고 있다.

라타파 퍼퓸스는 아랍 전통 향료로 아열대 우림에 자생하는 침향나무의 향인 우드(oud)를 비롯해 머스크(Musk), 엠버(amber) 등 중동 특유의 강렬한 향조를 세련된 패키지와 함께 재구성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알마프 클럽 드 뉘 프레시외 I(왼쪽), 아즈말 퍼퓸스 아우름 엘릭시르(오른쪽)

알마프(Armaf)의 ‘클럽 드 뉘 프레시외 I(Club De Nuit Precieux I)’은 여행객을 타깃으로 한 실용적 포지셔닝 전략을 보여주는 사례이며, 아즈말 퍼퓸스(Ajmal Perfumes)의 ‘아우름 엘릭시르(Aurum Elixir)’는 전통 향조에 현대적 감각을 접목해 중동 고유의 향 문화를 글로벌 소비 트렌드와 접목시키고 있다.

UAE 기업들은 단순한 문화 수출이 아니라, 아랍 전통을 글로벌 뷰티 언어로 전환하는 과정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향후 중동 지역이 글로벌 감성의 원천지로서 자리매김하는데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K-뷰티, 기능성 중심 유통 다각화 필요

현지 전문가에 따르면, UAE 시장에서 K-뷰티는 여전히 높은 인지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스킨케어 분야에서 지속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현지 소비자들은 K-뷰티 제품을 사용할 때 특유의 ‘가볍고 촉촉한 사용감’과 ‘피부 본연의 결을 살리는 자연스러운 표현력’에 주목한다. 이는 고온 건조한 기후와 강한 자외선에 자극받은 피부에 덜 부담을 주면서도 즉각적인 개선 효과를 기대하는 현지 소비 성향과 잘 맞아떨어진다.

최근에는 클린 뷰티, 비건 인증, 저자극 포뮬러 등을 강조하는 트렌드와도 맞물려 K-뷰티가 프리미엄 시장이 아닌 ‘실용 중심의 스킨케어 솔루션’으로 자리잡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UAE 시장에서 K-뷰티 브랜드가 효과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유통 채널의 전략적 다층화가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UAE 소비자들의 병원, 약국, 클리닉 등 전문 채널에서 추천받은 루틴 제품에 대해 신뢰를 보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지 전문가는 현지 유통 파트너를 통해 클리닉이나 약국 유통망을 확보하고, 병행해 백화점이나 글로벌 편집숍과의 협업을 구축하는 것이 이상적인 진입 전략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UAE 화장품 시장은 프리미엄 유럽 브랜드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동시에, 보다 합리적인 가격대와 다양한 피부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기능성 제품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런 환경은 K-뷰티의 강점인 맞춤형 라인업, 임상 기반의 기능성, 클린 뷰티 콘셉트가 높은 잠재력을 가질 수 있는 구조이기도 하다.

K-뷰티가 UAE 시장에서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기존의 ‘한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접근법을 넘어, 현지 소비자의 피부 고민‧기후 조건‧구매 여정 전반을 이해한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제품군의 현지화, 임상 데이터 확보, 전문 유통 채널과의 협업, 생활 밀착형 디지털 콘텐츠 등은 모두 신뢰 중심의 시장에서 브랜드를 성장시키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인기 스킨케어 제품 분석

2025년 1월 4주차부터 5월 4주차까지 UAE 아마존의 스킨케어 상위 10개 인기 제품을 분석한 결과, 선케어, 스팟케어, 세럼 등 다양한 제품군이 고르게 포함됐다.

1월 4주차와 5월 4주차 모두 10위권 내 선케어 제품이 각각 2개씩 이름을 올려 UAE 소비자들의 자외선 차단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또한, 핸드워시, 바디로션 등 바디케어 제품이 꾸준히 10위권에 포함되며 얼굴뿐만 아니라 전신 스킨케어에 대한 수요가 높음이 확인됐다.

국가별 브랜드 분포를 살펴보면, 한국 브랜드가 1월 4주차와 5월 4주차 Top10에서 각각 5개, 4개를 차지하며 강세를 보였다. 특히, 5월 4주차에는 1위부터 3위까지가 모두 한국 브랜드로, UAE 소비자들의 한국 스킨케어에 대한 높은 신뢰를 입증했다.

미국 브랜드는 1월 4주차와 5월 4주차 각각 2개씩 10위권에 진입했으며, 인도 브랜드와 유럽 브랜드도 꾸준히 10위권 내를 유지하는 등 안정적인 수요를 보였다.

세럼 부문 1위, 아누아 세럼

우리나라 브랜드 아누아(ANUA)는 피부에 자극이 적으면서 효과가 뛰어난 스킨케어 제품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한 브랜드다.

틱톡(TikTok)을 활용한 소비자 친화적 마케팅이 브랜드 성장을 이끌었다. 공식 틱톡 채널의 과감한 바이럴 콘텐츠는 총 조회수 24억 회를 돌파했고, 이러한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UAE 아마존 입점을 통해 본격적으로 중동 시장에 진출해 클렌징 오일, 파우더, 세럼의 세 카테고리에서 1위를 달성하는 괄목할 성과를 이뤘다.

특히, 라마단 기간을 연계한 현지 맞춤형 마케팅 전략이 판매량을 크게 끌어올렸다.

세럼 부문 인기 1위 제품인 아누아 나이아신아마이드 10 TXA 4 세럼 사용자들의 후기를 분석한 결과, 들뜸이나 밀림 없이 피부에 부드럽게 스며들어 로션이나 크림을 바르기 전에 사용하기 좋다는 평가가 많았다.

인기 메이크업 제품 분석

2025년 1월 4주차부터 5월 4주차까지 UAE 아마존의 메이크업 상위 10개 인기 제품을 분석한 결과, 높은 지속력과 선명한 발색을 내세운 립 메이크업 제품과 아이 메이크업 제품이 강세를 보였다.

메이블린의 슈퍼스테이 바이닐 잉크 리퀴드 립스틱은 4달간의 분석기간 동안 4차례 1위를 차지해 지속력 높은 립 메이크업 제품에 대한 UAE 소비자들의 선호를 입증했다. 또한, 오일 성분을 함유한 보습력 높은 메이크업 제품이 1월 4주차와 5월 4주차 Top10에 각각 2개씩 포함돼 건조한 기후에 적합한 제품의 수요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별 브랜드 분포를 살펴보면, 미국 브랜드가 1월 4주차에 9개, 5월 4주차에 8개를 Top10에 올리며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특히, 미국 브랜드 메이블린은 1월 4주차와 5월 4주차 모두 4개 제품이 10위권에 포진해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아이라이너 1위, 메이블린 콜로살 카잘

로레알 그룹 산하 메이크업 브랜드 메이블린은 컨투어링, 젤 라이너, 카잘 등 새로운 메이크업 트렌드를 빠르게 제품화해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성과 Z세대를 핵심 고객층으로 삼아 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가장 접근하기 쉬운 뷰티 브랜드라는 브랜드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있다.

메이블린 콜로살 카잘 아르간 오일은 인도에서 유래한 카잘(Kajal) 메이크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으로, 중동 여성들이 선호하는 짙고 강렬한 아이 메이크업을 완성할 수 있어 인기다.

실제 사용자들의 후기를 분석한 결과, 깊고 진한 검정색이 눈매를 더욱 또렷하게 강조한다고 평가했다. 지속력이 약했던 전통 카잘의 단점을 보완하면서 현대 아이라이너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인기 헤어케어 제품 분석

2025년 1월 4주차부터 5월 4주차까지 UAE 아마존의 헤어케어 상위 10개 인기 제품을 분석한 결과, 두피 건강과 모발 강화에 초점을 맞춘 제품들이 강세를 보였다.

로즈메리(Rosemary) 성분을 함유한 헤어 오일 2종이 1월 4주차와 5월 4주차 모두 10위권에 포함됐고, 특히 5월 4주차에는 1, 2위를 석권해 뚜렷한 선호도를 입증했다. 1월 4주차에는 비듬 관리에 효과적인 샴푸 3종이 Top10에 들었던 반면, 5월 4주차에는 염모제 2종이 새롭게 10위권에 진입했다.

국가별 브랜드 분포를 살펴보면, 미국 브랜드가 1월 4주차와 5월 4주차 Top10에 각각 3, 4개가 포함돼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프랑스 브랜드는 1월 4주차와 5월 4주차 모두 2개 제품이 10위권에 오르며 강세를 보였고, 일본, 벨기에, 독일 브랜드도 각 1개씩 10위권 내를 꾸준히 유지했다.

헤어 오일 인기 1위, 보타닉 허스

미국 브랜드 보타닉 허스(Botanic Hearth)는 유전자 조작 미포함(Non-GMO) 인증과 리핑 버니(Leaping Bunny) 비건 인증을 받아 윤리적이고 친환경적인 가치를 실천하며, 전 제품 미국 FDA 등록 시설에서 생산돼 품질과 안전성이 보장됐다.

보타닉 허스는 UAE 아마존, 눈(Noon) 같은 UAE의 대표적인 이커머스 플랫폼을 주요 판매 통로로 삼아 현지 온라인 유통망을 탄탄히 다지고 있다.

UAE 아마존에서만 1만 4천개 이상의 실제 구매자 후기를 기록해 제품의 인기와 신뢰도를 증명했다.

보타닉 허스 로즈메리 헤어 오일 사용자들의 후기를 분석한 결과, 꾸준히 사용 후 모발 굵기가 개선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또한, 두피 가려움이 줄고 모발이 더 건강해 보인다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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