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정책 불구 K-뷰티 인기 여전

소액 면세 제도 폐지·FDA 규제 강화 중장기 대응 전략 마련 시급

심재영 기자 jysim@cmn.co.kr [기사입력 : 2025-10-22 오후 7:07:29]

  • 컨텐츠 이미지
  • 컨텐츠 이미지
미국 화장품 시장 트렌드



[CMN 심재영 기자] 미국에서는 수입 화장품 15% 관세 부과에 대한 대응이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미국 정부의 관세 인상으로 지난 7월 30일 한국산 수입품에 15% 관세 부과가 결정되면서 K-뷰티 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일었다.

당초 예고된 25%에서 완화된 수치이지만, 미국에서 합리적인 가격대와 품질로 경쟁해온 K-뷰티는 이번 관세 인상으로 인한 시장 성장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관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자들의 K-뷰티 제품 선호는 여전해 수요가 크게 줄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며, 실제로 K-뷰티만의 독자적 성분과 효능을 선호하는 현지 충성 고객층은 가격 상승에도 쉽게 대체제를 찾지 못하고 계속해서 구매 의향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세 정책에 이어 2025년 8월부터 소액 면세 제도가 폐지되면서 해외 직구 화장품 전반에 15% 관세 또는 정액 관세가 적용됐다.

이와 같은 제도 변화는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 행태에도 영향을 주어 저가 화장품을 중심으로 한 해외 직구 수요가 줄고 일부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대체 구매를 모색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미국의 관세 정책과 소액 면세 제도 폐지는 단기적으로는 K-뷰티 업계에 타격을 주겠으나 한국 화장품 브랜드 특유의 현지화 전략과 높은 소비자 충성도 등 장기적인 성장 여력이 있다는 평가가 있다”며 “유통 채널 다각화와 현지 법인 설립 등 정책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중장기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K-뷰티, 수입화장품 15% 관세 대응

2025년 7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수입품에 1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면서, K-뷰티 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일었다. 당초 예고된 25%에서 완화된 수치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던 한국 화장품 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 ITC)의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미국 소비자들이 K-뷰티에 지출한 금액은 약 17억 달러(한화 약 23조 6,135억 원)로,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특히 K-뷰티는 미국 시장 내에서 합리적인 가격대와 품질로 경쟁력을 인정받아왔기 때문에, 이번 관세 인상에 대해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같은 관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미국 소비자들의 K-뷰티 제품 선호는 여전하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이문섭 교수는 한국 문화의 세계적 인기에 힘입어 K-뷰티에 대한 미국 내 수요는 크게 줄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K-뷰티만의 독자적 성분과 효능을 선호하는 현지 충성 고객층은 가격 상승에도 쉽게 대체제를 찾지 못하고 계속해서 구매 의향을 나타내고 있다.

이번 15% 관세 부과로 미국 화장품 시장은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일본과 유럽연합(EU)도 한국과 동일한 관세율이 적용되면서, 미국 내 글로벌 브랜드들 간에 공정한 경쟁의 장이 마련됐다.

단기적으로 K-뷰티 업계에 가격 부담을 주겠으나 한국 화장품 브랜드 특유의 현지화 전략과 높은 소비자 충성도가 결합돼 장기적인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K-뷰티 브랜드들은 유통채널 다각화와 현지 법인 설립 등 정책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중장기 전략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액면세제도 폐지·FDA 규제 강화

2025년 8월부터 소액면세제도 폐지와 미국 화장품 수입 규제 강화 조치로 인해 저렴한 가격에 해외 화장품을 구매해 온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미국은 2025년 8월 29일 800달러(한화 약 111만 원) 이하 소액 물품에 대한 소액면세제도(de minimis)를 전면 폐지했다. 새로운 정책에 따르면 한국에서 미국으로 배송되는 모든 택배는 금액과 무관하게 15%의 관세 또는 패키지당 800~200달러(한화 약 11만 1,000원 ~ 27만 7,540원)의 정액 관세가 부과된다.

이와 동시에 미국 식품의약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은 8월 4일 국가별 진입 심사 프로그램(Nationalized Entry Review Program, NER)을 공식 발표했다. 기존의 항구별 검사 방식에서 벗어나, 위험도가 높은 제품을 보다 신속하게 식별하고 차단하는 자동화 시스템으로, 자외선 차단제가 주요 감시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FDA는 자외선 차단 필터 가운데 이산화티타늄(titanium dioxide)과 산화아연(zinc Oxide) 두 가지 성분만을 안전하고 효과적인 필터로 인정하고 있어, 국제 기준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새로운 관세 정책은 K-뷰티 역직구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FDA의 NER 프로그램 시행으로 인해 한국산 자외선차단제의 미국 내 배송이 압수될 위험 또한 크게 높아졌다. 실제로 한국에서 판매되는 자외선차단제는 티노솔브(Tinosorb), 맥소릴(Mexoryl)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필터를 사용하지만 이들 성분은 FDA 승인을 받지 못했다. FDA에서 승인하지 않은 성분을 사용한 제품은 새롭게 안전성 및 효능 데이터를 제출해야 미국 내에서 판매가 가능하다.

이에 대응해 일부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발빠르게 제품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조선미녀는 2025년 초 FDA가 미승인 자외선차단제 단속에 나서자 미국 시장 전용으로 FDA 승인을 받은 아보벤존(Avobenzone) 성분을 활용한 별도 제품을 출시했다.

결론적으로 미국 내 해외직구를 통한 화장품 구매에는 구조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소액 단위 구매의 경제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소비자와 중소기업 모두 비용 부담 증가와 공급망 차질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과불화화합물(PFAS), 단계적 퇴출

미국 내 과불화화합물(PFAS)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커지면서 2025년 들어 미국 연방정부와 주정부를 중심으로 화장품 산업 내 PFAS 관련 규제 도입이 잇따르고 있다.

PFAS는 물, 기름, 먼지 등을 밀어내는 특유의 성질 덕분에 오랫동안 화장품의 핵심 성분으로 활용돼 왔다. 마스카라의 방수 효과나 파운데이션의 지속력, 립스틱의 내구성 강화 등 광범위한 역할을 담당해왔으나 환경과 인체에 쉽게 축적되고 분해가 어려워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s)’라는 오명을 얻었다.

연방정부 차원의 포괄적 PFAS 금지법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각 주정부가 선제적으로 규제에 나서고 있다. 2025년 1월 1일부터는 캘리포니아주, 메릴랜드주, 워싱턴주에서 PFAS가 의도적으로 첨가된 화장품의 판매가 전면 금지됐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PFAS 무첨가 제품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주요 뷰티 유통업체들도 자체적인 성분 인증 프로그램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 뷰티 편집숍 세포라는 ‘클린 앳 세포라’ 프로그램을 통해 유해 성분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으며, 미국 최대 뷰티 소매 체인 중 하나인 울타 뷰티 역시 ‘컨셔스 뷰티’ 프로그램으로 PFAS를 포함한 35종 이상의 유해 화학물질을 제외한 청정 성분 기준을 마련했다.

클린 뷰티 전문 편집숍 크레도 뷰티도 PFAS를 비롯한 2,700여 종의 유해 성분을 포함한 제품의 입점을 철저히 제한하고 있다.

PFAS가 화장품 업계에서 퇴출되는 흐름 속에서 여전히 기존 제품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대체 성분 개발과 공급망 내 비의도적 PFAS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2025년 12월에는 FDA의 PFAS 안전성 평가 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으로, 이에 따라 미국 화장품 업계 대응도 한층 구체화될 전망이다.

인기 스킨케어 제품 분석

2025년 3월 1주차부터 8월 1주차까지 미국 아마존의 스킨케어 상위 10개 인기 제품을 분석한 결과, 스팟케어, 클렌징, 마스크시트 등 다양한 제품군이 고르게 포함됐다.

특히 3월 1주차부터 8월 1주차까지 6개월의 분석 기간 내내 히어로 코스메틱의 스팟패치가 1위를 차지해 트러블 관리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또한 3월 1주차와 8월 1주차 10위권에 각각 바디케어 제품 3종이 순위에 들어 바디케어 제품에 대한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국가별 브랜드 분포를 살펴보면, 미국 브랜드가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미국 브랜드는 3월 1주차 Top10 중 7개에서 8월 1주차 Top10 중 6개로 꾸준한 점유율을 보이며 자국 브랜드에 대한 미국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선호도가 확인됐다.

뒤를 이어 한국 브랜드가 3월 1주차와 8월 1주차에 각각 2개가 10위권에 올라 글로벌 브랜드 중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보였다.

인기 메이크업 제품 분석

2025년 3월 1주차부터 8월 1주차까지 미국 아마존의 메이크업 상위 10개 인기 제품을 분석한 결과, 아이 및 립 메이크업 제품이 강세를 보였다.

에센스의 마스카라는 6주 간의 분석 기간 동안 4차례 1위를 차지하며 높은 인기를 나타냈다. 립 제품의 경우 3월 1주차에 3개, 8월 1주차에 4개가 Top10에 올라 높은 점유율을 보였으며, 립 오일, 립 틴트, 립 라이너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컨실러는 3월 1주차 Top10에 2개 포함되었으나 8월 1주차에는 모두 순위권 밖으로 이탈해 선호도 변화가 관찰됐다.

국가별 브랜드 분포를 살펴보면, 미국 브랜드가 3월 1주차와 8월 1주차 Top10에 각각 8, 7개를 차지해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독일 브랜드는 3월 1주차에 2개, 8월 1주차에 1개 제품이 10위권에 올라 뒤를 이었으며, 8월 1주차에는 캐나다 브랜드와 한국 브랜드가 순위권에 새롭게 진입했다.

Copyright ⓒ cmn.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